고려아연 "야 영풍! 나도 공개매수다" 맞불작전
글을 읽으시기 전에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관계를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1949년 장병희, 최기호 부부가 영풍을 공동 설립했습니다.
이후 1974년에 고려아연을 설립하면서 영풍그룹은 장씨 집안, 고려아연은 최씨 집안이 경영해 왔습니다.
고려아연 지분 구조
세월이 흐르면서 최씨 집안은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현재 13.4%를 보유하고, 장씨 집안은 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25.4%의 훨씬 많은 지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적대적 공개매수 발표 (feat. 영풍, MBK, 한국기업투자홀딩스)
2024년 9월 13일 언론매체를 통해 위 3개의 회사는 서로 합작하여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발표합니다. 기존에 지분을 제일 많은 영풍에서 MBK,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이하 홀딩스) 자금을 투자받아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일날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공개매수 공시를 보면 경영권 확보 후 홀딩스(지주회사)에서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게 명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풍에 추가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고려아연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점이 매우 무서운 이유는 홀딩스와 MBK는 불필요한 구조조정과 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한 뒤 엄청난 배당금으로 받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회사가 무너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되는 거죠. 그래서 MBK와 홀딩스 같은 회사를 '기업사냥꾼'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 홀딩스는 결국 사모펀드 MBK의 소유로써 동일한 주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본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당사 최대주주인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 파트너스와 결탁하여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로서, 당사는 위와 같은 공개매수 시도가 국가 기간산업으로 비철금속 제조업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 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당사에 대한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 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당사는 본 공개매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합니다.”
-고려아연 공시-
영풍은 왜 고려아연 경영권이 필요한가?
고려아연 공개매수 반대 의견표명서에서 발췌하자면,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하는 오염 부산물 황산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고려아연에 위탁하고 있었습니다. 고려아연에서 계약 만료 후 갱신을 거부하자 제련소 운영이 불가해진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해 제련소 운영을 이어가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사의 최대 주주인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오염 피해를 야기하여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고,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되는 등 사실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풍은 제련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함에도 불구하고 아연 생산 과정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부산물인 황산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하여 당사에게 20여년 간 황산 처리를 대행하게 하였고, 당사가 안전상의 이유로 황산 처리대행 계약의 기간만료 후 갱신을 거부하자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당사의 황산 처리대행 없이는 석포제련소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공시-
공개매수 진행 상황
영풍과 MBK는 660,000원의 가격으로 최대 14.61%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나섭니다.
아 여기서 아셔야 하는 게 이렇게 기업 대 기업으로 대규모의 주식을 거래할 땐 일반 주주들의 알권리를 위해 당연히 공시를 합니다.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가서 공개매수 소식 있은 후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보다 훨씬 올라가게 됩니다. 4~500,000원이던 때에 소식을 듣고 저가에 매수하신 분들은 참 인사이트가 있으신 분들일 겁니다. 주가 높은데 주주들이 주식을 영풍에게 팔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MBK는 공개매수가를 2번이나 높이게 되었습니다. 한 주 가격 자체가 높다 보니 가격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사이트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주식을 빠르게 확보해 두셨을 거 생각합니다. (저는 아닙니다....)
일자 | 매수회사 | 공개매수가 |
2024.09.13 | 영풍 | 660,000원 |
2024.09.26 | 영풍 | 750,000원 |
2024.10.04 | 영풍 | 830,000원 |
2024.10.07 | 고려아연 | 830,000원 |
고려아연의 맞불 작전
이런 상황에서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고려아연도 10월7일 830,000원 동일한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공시합니다. 아래 뉴스 헤드라인을 보시면 서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서로 공방이 치열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벌가 끼리의 피터지는 싸움 그들의 숨막히는 수 싸움을 보는 듯해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앞으로 경영권 싸움은 어떻게 되는 걸까?
양측 공개매수 진행 사항과 대주주들을 서로 우호세력으로 만들기 위한 물밑 작업에 따라 고려아연의 미래가 결정되지 싶습니다. 정말, 제대로 일하는 회사 대표라면 자기 지분 및 우호지분을 잘 갈무리 해나가야 하지 싶습니다. 고려아연과 우호적 주주분들께서는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지 못한 추가 디테일한 내용들이 많은데, 공개매수가 때문에 서로 옥신각신하는 고려아연과 MBK, 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고려아연 공개매수 공방, MBK(영풍) 킹 받는 대응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때문에 화젯거리입니다. 제가 이전에 적은 글을 먼저 보고 오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2024.10.09 - [분류 전체보기] - 고려아연 "야 영풍! 나도 공개매수다" 맞불작전 고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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