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 영풍 질펀한 진흙탕 싸움 정리 요약
좀 늦게 글을 쓰는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공시 읽어보고, 인터뷰 내용들 확인해서 최대한 팩트에 맞춰서 들고 왔습니다. 아직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투자하시는 분들과 고려아연 주주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고려아연 갱신된 새로운 공개매수가!
우리는 이전 글에서 고려아연에서 MBK 공개 매수하기 전날에 극적으로 자사주 매입가를 올려서 영풍과 MBK의 계략을 망쳐버릴 거라고 말했습니다. 예상대로 자사주 매입가를 올렸습니다만, 꽤 이른 시점에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를 다시 올렸습니다. 많은 분이 이를 염두에 두고 추가 매수하거나 신규로 주식을 구매했을 거로 생각합니다만 정작 글을 적고 있는 본인은 느긋하게 될 때를 기다릴 아무것도 못 하게 됐습니다. (울고있어요....ㅠㅠ)
일자 | 매수회사 | 공개매수가 |
2024.10.07 | 고려아연 | 830,000원 |
2024.10.11 | 고려아연 | 890,000원 |
MBK 공개매수는 2024.10.11에 마감하여 공개매수 수량을 배정받고 매수/매입 정리가 된 뒤 결과 발표는 17일에
이뤄졌습니다. 공개매수 매입가는 830,000원에 정리되었습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공방, MBK(영풍) 킹 받는 대응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때문에 화젯거리입니다. 제가 이전에 적은 글을 먼저 보고 오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2024.10.09 - [분류 전체보기] - 고려아연 "야 영풍! 나도 공개매수다" 맞불작전 고려아
issue23.com
혀를 차게 하는 아쉬운 MBK 공개매수 결과
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60,000원이나 올렸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높은 공개매수가를 불러 더 낮은 공개매수가인 MBK에 주식을 팔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고 이것은 어느 정도 통한 것 같습니다. 공개매수로 MBK와 영풍 측에서 추가로 얻을 수 있었던 지분은 고작 5.34%입니다. 초기 공개매수 발표 당시 14.61%의 지분을 확보하겠다 했었는데, 그 1/3만을 확보했습니다.
주주 | 추가 획득 주식 수 | 현재 지분율 |
MBK + 영풍 +영풍 특수관계자 |
최대 3,024,811주 예정 실제 1,105,163주 매수 |
33.13% >>> 38.47% (+5.34%) |
고려아연 + 고려아연 특수관계자 |
10월 23일 공개매수 진행 | 33.94% |
MBK 입장에선 준비 많이 했을 텐데 참 아쉬운 결과입니다. 근데, 이러면 돈이 있어도 주식을 못 샀다는 말인데, 캬.... 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건데 많이 다르네요.
여기서 멈출 영풍이 아니다. 2차전 돌입
MBK가 마냥 아쉽기만 한 건 압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5%만 더 불어난 지분만으로도 고려아연의 지분율을 앞서고 있으니까요. 제가 MBK 담당자라면 어떻게 하고 싶을까요? 나의 주식 매입 차례가 끝났으니, 마냥 손 빨면서 고려아연이 얼마나 매입할지 지켜볼까요? 아닙니다. 아예 주식을 못 사게 하고 싶겠죠. 맞습니다. 공개매수 결과가 나온(17일) 다음날인 18일에 바로 고려아연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합니다.
아? 이거 이미 한번 기각된 내용으로 알고 있죠? 이미 이전 글에서 MBK가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고려아연에 싸움을 걸었던 주제입니다. 사실 내용 면에서 조금 달라졌는데요. 주식을 매수하는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매수 과정에 적법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합니다.
18일 MBK는 고려아연 측에 회사 유보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을 주주 의결 없이 진행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로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없다.
저도 열심히 찾아봤는데,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유보금은 배당금, 투자, 다른 회사 인수 등에 쓰일 때 주주 의결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매우 당연한 거라고 합니다. 이제 고려아연에서 공개매수에 들어갈 엄청난 현금을 어디서 마련하겠습니까? 유보금 외 가지고 있는 자산은 대부분 유동성이 없어 지금 상황에선 빈털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공개매수가를 올리지 말고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맙시다."
여기서 MBK에 지난날 인터뷰에 응하며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갑니다.
머.... 머리 좋은 놈.... 넌 처음부터 이렇게 하려고 했구나? 아무튼 가처분 진행은 어떻게 될지 계속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고려아연은 뒷배가 있을까?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에 진심입니다. 가처분 사건이 있는 당일 오후에 바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해당 가처분 내용 중 대부분은 이미 기각된 내용이기에 '또처분'과 같고 주주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어 불공정거래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보금은 일절 손대지 않고 다른 방법의 공개매수를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Q : 이렇게 많은 현금이 나올 곳은 대체 어디일까요?
A : 은행, 금융권, 기관으로부터 차입(대출) 받거나, 채권을 발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MBK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이미 돈이 어디서 나올지 대충 사이즈가 나오잖아요? 물밑에서 로비 같은 거 해서 대출, 채권 발행 못 하게 막으면 그만 아닐까요? 사실 너무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렇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설마 그렇게 하겠나 싶습니다. 아.... 아닌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정리하자면, 앞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3가지입니다.
1) 과연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로 몇 % 의 지분을 얻을 수 있을까?
2) 법원은 가처분 신청의 승리자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3) 고려아연은 자금을 어디서 어떻게 구해올까?
하필 타이밍이 국정감사 시기 그리고 붉어진 불공정거래 의심
국정감사에 MBK 김광일 부회장이 참석했습니다. 모두가 낌새를 느끼고 있는 '적대적 M&A'를 MBK 김광일 부회장은 경영권 개선일 뿐이라 말했습니다. 감사 질문 중 제일 와닿았던 것은 국가의 큰 전력이 되는 사업체가 중국과 같은 나라에 팔려 갈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행여나 사냥에 성공한 MBK 가 이를 중국에 냅다 팔아 버린다면 정말 곤란하니까요. 김 부회장은 그렇지 않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만, 머리 좋은 놈은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와 별개로 8일부터 불공정거래 조사를 착수했고, 16일에는 영풍 회계 부정 의혹을 심사 중입니다. 여기서 만약 뭔가 덜미를 잡힌다면 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습니다.
그럼,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를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댓글